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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이기적 유전자

서명 : 이기적 유전자
저자 : 리처드 도킨스
발행년도 :
구입년도 :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 책이다. 인간이 그리고 생명체가 왜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른 접근법을 말해주고 있다. 이 책에 있는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우리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내용이 상당히 많다.

[생명체가 유전자를 위한 생존기계] 라는 말이 상당히 유명하지만 그것보다는 ESS 라는 것이 나에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다. ESS란 [Evolutionary Stable Startegy] 로 한글로 하면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해 보자면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 Evolutionary Stable Strategy)은 개체군의 대다수 구성원에 의해 일단 수용되면 다른 대체 전략이 능가할 수 없는 전략입니다. 바꿔 말하면 개체로서 최선의 전략은 개체군의 대부분이 행하고 있는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매파와 비둘기파의 싸움을 가정해 봅시다(여기서 이 이름은 세간의 관례적 용어에 따랐을 뿐, 이 이름을 제공하는 새의 습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실제로 비둘기는 어느 정도 공격적인 새입니다).

매파의 개체는 가급적 항상 맹렬히 힘차게 싸우고 심하게 다쳤을 때가 아니면 굴복하지 않습니다. 비둘기파의 개체는 그저 품위 있는 정통적 방법으로 위협을 줄 뿐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매파와 비둘기파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당연히 언제나 매파가 이깁니다. 여기서 논하는 것은 매파형 전략과 비둘기파 전략 중 어느 것이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인가 하는 것입니다.

전원 비둘기파인 개체군이 있다고 합시다. 그들은 싸워도 다치지 않습니다. 다툼은 아마도 긴 의식적인 사합, 더러는 노려보기만 하는 싸움이어서 어느 쪽이든 기가 죽으면 결판이 납니다. 이 때에 승자는 싸워서 자원을 차지했기 때문에 50점을 얻지만, 노려보는데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10점의 점수가 깎여 결국 40점이 됩니다. 패자 역시 시간을 낭비했으므로 10점이 깎입니다. 이 점수를 계산해 보면 비둘기파의 개체는 다툼의 반은 이기고 반은 지는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싸움당 각 객체의 득점은 +40과 -10을 평균하여 +15점입니다.

그런데 이 개체군에 매파형의 돌연변이 개체가 나타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돌연변이 개체는 여기서 유일한 매파이므로 싸움 상대는 모두 비둘기파입니다. 매파는 비둘기파를 확실히 이기므로 그는 모든 싸움에서 +50점을 기록하게 됩니다. 그는 본래 득점이 15점 밖에 없는 비둘기파에 비해 막대한 이익을 누립니다. 그 결과 매파의 유전자는 그 개체군 내에 급속히 퍼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매파의 각 개체는 이미 부딪히는 경쟁자가 모두 비둘기파라고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매파의 유전자가 순조롭게 퍼져서 개체군 전체가 매파로 되었을 때, 이번에는 모든 싸움이 매파끼리의 싸움이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제는 사정이 매우 다릅니다. 매파끼리 부딪히면 한쪽이 심하게 다치기 때문에 -100점이 되는 반면, 승자는 50점을 얻습니다. 매파 개체군의 각 개체는 싸움의 반은 이기고 반은 진다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싸움당 각 개체의 득점은 +50과 -100의 평균, 즉 -25점이 됩니다. 여기서 매파의 개체군 내에 비둘기파가 한 개체 있다고 합시다. 확실히 그는 모든 싸움에서 패하지만, 결코 부상당하는 일은 없습니다. 매파 개체군 내의 평균 득점이 -25점인데 비해서 그의 평균 득점은 매파 개체군 내에서 0점입니다. 따라서 비둘기파의 유전자는 그 개체군 내에 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비둘기파와 매파는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데, 나름의 득점 시스템으로 계산한 결과 이것의 안정된 비율은 비둘기파 5/12, 매파 7/12 정도로 보입니다.

물론 매파와 비둘기파의 이야기는 너무나 단순합니다. 비록 이것은 자연계에서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으나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하나의 '모델'입니다.

이제 보니 절대 간단하지 않다. ㅋㅋ 하지만 이 정도가 최선의 설명이라고 밖에는...

이런 접근 모델이 단순히 여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일상 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다면 나와 다른 객체 즉 다른 사람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가?", "왜 저렇게 사고하는 가?" 에 대한 해답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 내 바램이다.